1.
요즘 인물소묘를 하고 있다. 그리고자 골라본 사진들이 공교롭게도 다 얼굴에 주근깨를 올린 귀여운 사진들이라 주근깨를 그려보게 됐다. 이리저리 점들을 찍어가며 칠하는데 나도 모르게 점들의 크기와 간격이 똑같아져 간다. 선생님이 다시 지우고 그려주셨다.
'조금 들쑥날쑥 불규칙하게요.'
규칙적이지 않은 것들에 대해 생각해봤다. 보도블럭에서 곳곳에 있는 다른 색의 블럭들, 얼굴 위의 주근깨, 나뭇잎이 자라난 방향, 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빛의 움직임 등등. 규칙적이지 않은 어떤 것들이 때로는 더 아름답게 보인다. 칸에 맞춰 써진, 고딕체로 쓰여져 각이 맞는 글씨보다 자음과 모음의 위치가 제멋대로인 글씨가 귀엽다.
어쩌면 규칙을 맞춰가느라 오히려 덜 예쁠 수도 있다. 조금 들쑥날쑥해야 마음에 드는 결과가 나올텐데 나도 모르게 선을 따라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림을 그릴 때도, 일을 할 때도 '나'다운 것을 찾고자 하는 생각이 크다. 조금은 선을 벗어나 보자!
2.
그림을 그릴 때 좋은 점. 좋아하는 사람의 쌍커풀 두께, 눈꼬리의 모양, 왼쪽과 오른쪽, 볼록한 광대, 입술의 주름. 이런 것들을 자세히 들여다 보게 된다. 그러면 사랑이 더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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